비너스하면 생각나는건 뭐니뭐니해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1484)'이다, 이 작품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이다(Galleria degli Uffizi). 피렌체에 머무를 시간을 줄였기 때문에 우피치 미술관은 반대편 강가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이 도시를 이탈리아에서는 Firenze(피렌체)나 피오렌체(Fiorenze : Old Italian)로 부르는데, 영어권 나라에서는 Florence라고 부른다. Flowering in bloom의 의미라고 한다. 오늘 하루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아마도 밤에 피는 꽃인 듯 하다. 다시 가서 제대로 둘러보고 싶은 도시다.
혼자여서, 여유있어서,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즐거움이 있어서, 그래서 기억에 남는 역이다. 이곳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을것 같다.
유로스타를 탔는데, 2 Seat 짜리 좌석이 두개가 마주보고 있다. 가운데에는 간단히 뭘 할수잇는 테이블도 있다. 덕분에 여행 다이어리에 이것저것 끄적일 시간이 있었다. 좌석도 편하고, 창밖 날씨는 좋고, 안에도 공기가 괜찮다. 기차에 느긋하게 앉아서 여유를 즐겨본다. 책도 보고, 앞에 앉은 아저씨가 읽는 신문도 힐끔힐끔 보고.. 물론 이탈리아어라 못알아본다 :D
처음본 나라 이탈리아는 기차 창문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을 그냥 뒤로 흘려보내기 아쉬울 정도다. 논과 밭의 풍경조차 가까이가서 들여다보고 싶다.
기차와 함께한 시간에 작별을 고하고 피렌체와 함께 할 시간이 왔다. 또 기차역이다. 나폴리 기차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기차역때문에 흥분해서 셔터를 몇번 눌러봤다.
기차역에서 볼일을 마치면 숙소를 찾는 건 여행의 일상이다.. 민박집을 찾아가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이탈리아의 역사를 보면 여러개의 소도시국가로 나뉜적이 있었다. 이 때문인지 피렌제, 로마, 베니스, 나폴리 와 같이 한나라의 일부를 이루는 도시지만, 들르는 도시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분열된 적이 있었지만 예술과 상업의 발전을 기반으로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온 지금의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유럽 최고의 관광지, 예술의 나라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리의 풍경을 담은 이 사진이 피렌체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길 바란다. 단지 내가 역에서 내려서 처음본 피렌체의 모습일 뿐이다. 나폴리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기후는 살만 한것 같다. 거리 분위기도 자유롭고, 활기가 넘친다.
대충 이쯤이 민박집 안내에 나온 지점인데, 민박집은 보이질 않는다. 뭐 이럴때 쓰라고 가져온 전화니까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서 위치를 묻는다. 마침 친구가 민박집에 있어서 마중을 나온단다. 좀 기다리면서 사람들 구경좀 하고 있자니 친구가 와서 날 데리고 간다. 민박집 위치를 옮겼댄다.
민박집에 들어서서 안내를 받고 짐을 풀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창문 밖에서 귀에 익은 노래한곡이 들려온다. Alanis Morissette의 Citizen of the planet 이라는 곡이다. 가요보다는 팝과 락을 좋아하다보니 외국으로 여행을 나와서 돌아다니다 노래가 들리면 "어? 아는 노래다!" 하면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친구는 내가 아말피에 있을때 이미 피렌체를 돌아다녔고, 나는 남은 오늘 하루와 내일 아침 동안 피렌체를 봐야했다. 우선 오늘은 피사(Pisa)에 가서 피사의 사탑을 보고 오기로 했다.
기차를 타러 가면서 피렌체의 이곳저곳을 또 기웃기웃 거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을 건너게 됐다. Right time, right place에서 보게되면 거울같이 멋진 강을 볼 수도 있다는데 아쉽게도 그냥 똥물(-_-;)이다. 그래도 탁 트인 강 주변으로 그 자체가 문화 유산인 집들이 쭉 늘어선 것을 보니 마냥 좋다.
이제 정말로 기차를 타고 한시간쯤 걸려서 피사로 갈 시간이다. 기차를 타기전에 배가 출출해서 Mars 라는 초코바를 무심코 샀는데! 한국에서 내가 그렇게 찾던! 땅콩이 안들어있는 초코바! 그래 바로 이거야 하면서 막 먹었다 ㅋㅋ 나중에 들리는 여행지들에서도 보이면 꼭 한번씩 사먹었다. 스위스에서까지 말이다 ㅋㅋ 한국에는 정말 없는걸까? 백화점 수입식품코너를 찾아봐도 없더라.
피사에 도착하니 우와 날씨 좋다. 피렌체보다 좀 더 시원한 느낌이다. 햇살은 쎄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서늘하다. 어떤 느낌이냐 하면..